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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데 검사 결과는 정상"… 자율신경장애, 어떻게 치료할까?② [인터뷰]
통증이나 불편함이 분명한데도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받아도 뚜렷한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자율신경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자율신경장애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질환이다. 하지만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만큼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신경과 전문의 유승환 원장(두앤통신경과의원)은 "자율신경장애는 증상별로 접근이 필요하며, 단순히 약물치료에 그치지 않고 원인질환 치료와 생활습관 조절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실제 교감신경이 압박받는 부위에 주사로 신경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부터, 물을 많이 마시고 천천히 일어나는 습관까지 증상에 따라 치료법은 다양하다. 또한 자율신경계는 신체의 혈류 조절과 깊은 관련이 있어 비염, 피부질환, 만성 감염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상에서 무심코 마시는 커피, 음주, 불규칙한 수면 역시 자율신경을 교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자율신경장애 증상과 진단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 전편에 이어, 유 원장과 함께 자율신경장애 원인 질환, 치료법 및 관리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q. 자율신경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 있나요?
파킨슨병 (그중에서도 다계통위축증), 당뇨(당뇨병성 자율신경장애), 자율신경을 스스로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 아밀로이드증, 암, 말초신경병증, 특정 유전질환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 과도한 알코올 섭취, 전립선 비대증약, 고혈압약 등의 부작용으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증상은 분명히 있는데, 병원에서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다고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우리 몸에는 자율신경이 닿지 않는 부위가 없습니다. 이는 교감신경이 혈관(동맥)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며, 혈관이 가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율신경, 특히 교감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전신에 걸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장기 기능 이상이나 면역력 저하가 동반되며, 이로 인해 대상포진, 암, 재발이 잦은 방광염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흔히 시행하는 뇌 mri, 복부 ct, 위내시경 등은 구조적인 이상을 찾기 위한 검사입니다. 그러나 두통, 어지럼증, 체한 느낌, 다한증, 변비 같은 증상은 대부분 기능적인 이상, 그중에서도 자율신경의 조절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율신경장애는 생각보다 흔한 질환이며, 방치할 경우 되돌리기 어려운 구조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 자율신경장애로 진단되면 치료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자율신경장애는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기본적으로, 증상에 따라 자율신경, 특히 교감신경이 압박을 받을 수 있는 부위를 중심으로 snepi (sympathetic nerve entrapment point injection)라는 주사치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치료는 목표 장기(target organ)에 혈류를 증가시켜, 기존에 혈류가 억제되어 기능이 저하된 부위의 혈류를 정상화하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기립성 저혈압이나 기립성 빈맥증후군과 같은 경우에는 앉은 자세에서 일어날 때 천천히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고, 원인이 될 수 있는 약물을 중단하며, 수분 섭취를 늘리는 등 생활 습관 교정도 함께 시행하고 있습니다.
q. 카페인, 음주, 기상 습관 등 일상에서 자율신경 기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있을까요?
카페인은 기본적으로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맥박수를 증가시키고 근육의 긴장을 높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자율신경계에 교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커피나 홍차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술은 신경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여, 신경 반응 속도를 느리게 만듭니다. 이 역시 자율신경계의 회복을 방해하는 요인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은 호르몬과 자율신경에 의해 조절되는 일주기 리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이 매우 중요합니다. 술, 카페인,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규칙한 수면은 이러한 리듬을 교란시켜 자율신경계의 유지 및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이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이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자율신경장애는 하나의 증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증상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체한 느낌과 함께 두통이 생기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불안하고 숨이 차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또, 열이 나는 듯하지만 손발은 차고, 어지러움이 있으며, 항생제를 복용했음에도 방광염이 자주 재발하거나 생리 시 두통이 심해지는 양상도 흔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증상들은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게 만들며, 한 가지 증상만을 해결하려 할 경우 다른 문제를 간과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전신에 퍼져 있는 증상들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근본적인 원인인 자율신경계의 이상을 찾아내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살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자율신경 이상 증상들, 결코 가볍게 넘기지 마시고,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회복하시기 바랍니다.